누구나 몸속에 지방이 있다. 양이 많아지면 비만과 각종 질환을 부르지만 연구자의 눈에는 또 다른 기회의 땅이다. 지방에는 줄기세포, 면역세포, 혈관세포 등 재생 및 회복에 중요한 세포가 고농도로 포함돼 있다. 이를 통하면 미용 시술과 재생 의료 시장 진출이 가능하다.
모닛셀은 지방 조직에서 자가지방유래 기질혈관분획(SVF)과 세포외기질(ECM)을 추출해 미용과 재생의료 시장을 동시에 겨냥한다. SVF 기반 스킨부스터 시술은 미용 성형 시장에서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고 있으며 ECM은 재생의료 사업으로 확장할 잠재력을 품고 있다.
김진옥 모닛셀 최고기술책임자(CTO·사진)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모닛셀 본사에서 진행한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폐지방 재활용이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지만 단순 미용 시술을 넘어 재생의료까지 확장하며 지방줄기세포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려 한다"고 말했다.
◇'근본적 재생·장기적 효과' 기술 차별화 주목
지난 2019년 설립된 모닛셀은 폐지방 연구개발(R&D) 목적으로 비만클리닉 365mc의 자회사로 설립됐다. 국내 연간 80만톤(t) 폐지방 중 절반가량이 365mc 병원에서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재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 R&D 자회사를 세웠다.
모닛셀은 지방조직에서 줄기세포가 포함된 SVF(자기지방 유래 기질혈관분획)를 추출 및 보관(뱅킹)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올해부터 조승욱 최고경영자(CEO), 김진옥 CTO, 정은숙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세명의 C레벨 임원을 주축으로 지방줄기세포 사업화에 본격 나섰다.
김 CTO는 "모닛셀은 지방흡입과 추출, 보관 전 과정에서 줄기세포 손상을 최소화하고 수율을 극대화하는 3대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기존 장비 대비 MSC(중간엽 줄기세포) 수율이 3~5배 이상 높고, 경우에 따라 57배 차이가 나는 등 독보적 기술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최근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것은 스킨부스터 시술이다. 김 CTO는 "기존 시술이 일회성 효과에 그쳤다면 모닛셀의 SVF 기술은 근본적인 피부 재생을 촉발하는 점에서 차별화된다"며 "피부에 줄기세포를 직접 주입해 주름 개선, 염증 완화, 장기적인 재생 효과를 준다"고 했다.
스킨부스터 사업은 단순 미용을 넘어 치료 영역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그는 "줄기세포가 실시간으로 엑소좀을 분비해 성장인자를 공급하고 콜라겐, 엘라스틴 생성을 촉진한다"며 "아토피, 건성, 염증형 피부질환에도 항염 효과가 있어 산업 저변을 확장 중"이라고 전했다.
장기적으로는 ECM 기반 의료기기와 치료제, 오가노이드 지지체, 약물전달체 등 신사업으로 확장하며 기업가치를 키워나갈 계획이다. ECM을 가공하면 수술·화상 환자용 재생패치, 조직재생용 필러, 오가노이드 배양 지지체, 바이오 배지 원료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국내외 병원 공급 확장, 재생의료 시장 관심
모닛셀은 △병원 솔루션 공급 △장비 및 키트 판매 등으로 사업화에 나서고 있다. 우선 365mc 병원을 기반으로 솔루션을 공급 중이다. 전국 성형외과와 정형외과에 장비 및 솔루션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나아가 규제 해소 시 ECM 기반 원료사업에도 진출할 예정이다.김 CTO는 "SVF 기술은 단순 미용이 아니라 '치료와 재생'이라는 가치를 결합해 K-뷰티 산업의 한계를 확장하고 있다"며 "ECM 기반 원료가 합법적으로 인정되면 재생패치, 바이오 배지, 첨단 치료제 등 신시장에 진입할 수 있어 산업적 파급효과가 매우 클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 시장 전략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현재 동남아시아와 미국에서 365mc가 비만클리닉 출점을 늘리고 있는 만큼 네트워크를 활용할 계획이다. 그는 "SVF는 K-뷰티 수요와 맞닿아 있고, ECM은 재생의료 시장으로 확장되기에 글로벌 시장성이 매우 크다"고 했다.시장조사기관 스트레이트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스킨부스터 시장은 올해 17억8000달러(2조4544억원)에서 2030년 26억9000달러(3조7084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8.6%에 달한다. ECM 패치 시장은 2030년 6730만달러(약 1000억원) 수준이다. 김 CTO는 "모닛셀은 처음부터 폐지방 재활용이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지만 이제는 단순 미용 기업이 아니라 줄기세포와 ECM을 기반으로 K-뷰티와 재생의료를 잇는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려한다"며 "글로벌 바이오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업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이어 "단기적으로는 병원 확장과 매출 안정화, 중장기적으로는 재생의료 원료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 비전"이라며 "버려지던 지방에서 근본적 재생과 장기적 효과라는 차별화된 가치를 발견해 낸 뚝심으로 글로벌에서 주목받는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